🗑 왜 감정은 쓰레기처럼 버려야 할 때가 있는가?
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을 느낍니다.
기쁨, 짜증, 억울함, 부끄러움, 질투, 피로, 애정, 두려움, 무기력…
그중 대부분은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고, 말로 표현되지도 않죠.
그냥 ‘마음속에 담아두기엔 애매한’ 감정들.
바로 그 애매함 속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.
그건 내가 스스로 무시하는 감정이자, 솔직히 마주하길 피하는 감정입니다.
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자주
"좋은 감정만 남기고, 나쁜 감정은 치우자" 고 말합니다.
하지만 감정은 그냥 ‘치워버릴’ 수 있는 게 아닙니다.
제대로 버려야 합니다.
그래서 저는 하루 한 장,
‘쓰레기 편지’를 쓰기 시작했습니다.
-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글
- 논리도, 감성도, 아름다움도 필요 없는 글
- 그저 내 안의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붓는 글
처음엔 버겁기도 했고,
아무 말도 안 나오는 날도 있었지만…
하루 한 장씩 쌓여가는 이 ‘쓰레기’들 속에서
나는 오히려 나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.
✍ 쓰레기 편지를 쓰는 법 – 날것 그대로, 아무렇게나
쓰레기 편지의 규칙은 아주 간단합니다.
딱 하나입니다.
"절대 포장하지 말 것."
- 예쁘게 쓰려 하지 말 것
- 맞춤법, 띄어쓰기 신경 쓰지 말 것
- 논리, 정당성, 주제 따위 생각하지 말 것
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:
“오늘 또 걔가 나한테 그 표정 지었어. 진짜 소름 돋고 짜증나. 웃기지도 않아. 난 왜 자꾸 쭈그러드는 거야?”
“아, 그냥 내가 싫다. 아침부터 눈 뜨기 싫었고, 그냥 아무도 날 건들지 않았으면 좋겠고, 이런 날도 누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또 말 안 하게 되네.”
그냥 ‘내 안의 날것’을 종이에 쏟아내는 것입니다.
디지털 문서든, 손글씨든 상관없어요.
단, 꼭 기억해야 할 건 하나.
“절대 남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지 말기.”
그 순간부터 자동으로 꾸미게 되고,
그건 더 이상 ‘쓰레기 편지’가 아니니까요.
그리고 중요한 포인트.
‘쓰레기처럼 생각해도, 버릴 가치는 있다.’
오늘 하루 감정을 적당히 구기고 던지듯,
편하게, 부담 없이 써보세요.
🔍 365장의 쓰레기 뒤에서 발견한 뜻밖의 나
1년 동안 하루 한 장을 쓴다는 건
솔직히 말해 쉽지 않습니다.
하지만 감정을 억누른 채 사는 삶은 더 어렵습니다.
이 쓰레기 편지 쓰기 프로젝트를 통해
저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.
이 쓰레기 편지 쓰기 프로젝트를 통해
저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.
‘무가치해 보이던 순간들에도 말할 자리가 필요했다’는 것.
그냥 그런 날이 있었다는 걸 적는 것만으로도
내 감정은 점점 덜 날카로워졌고, 덜 부끄러워졌습니다.
특히 흥미로웠던 건,
진짜로 화가 났던 날엔 오히려 글이 정제되기 시작했다는 점.
감정을 다 쏟아내고 나면
문장이 정리가 안 돼도, 마음이 정리가 되는 경험.
그건 꼭, 오래 썩은 말을 꺼내놓은 해방감 같았습니다.
또 어떤 날은,
정말 뜻밖의 문장이 나를 울리기도 했습니다.
그렇게 쌓인 365장의 쓰레기 중
몇 장은 나중에 보면 꽤 괜찮은 글이 되어 있었고,
무엇보다 진짜 ‘나’를 마주한 증거였죠.
🎁 당신의 감정에게도 자리 하나를 주세요
이 프로젝트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.
당신의 감정에게, 말할 자리 하나를 주는 일입니다.
매일 5분, 10분이라도
글을 쓰다 보면…
- 숨겨두었던 감정들이 떠오르고
- 그 감정들을 ‘표현’이 아닌 ‘방출’로 정화하게 되고
- 결국엔 스스로를 더 선명히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.
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,
오늘 하루 딱 한 장,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편지를 써보세요.
쓰레기처럼 시작된 그 한 장이
의외로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줄지도 모릅니다.
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. 하루 한 장, 당신만의 쓰레기 편지.
그리고 언젠가, 그 안에서 진짜 당신의 목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.